최근 방위산업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 Next-generation Air Combat System)입니다.

과거의 공중전이 한 대의 전투기가 자체적으로 탐지하고 판단해 교전하는 방식이었다면, 미래의 공중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유인 전투기와 무인전투기, 무인기, 위성, 지상 지휘체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전장 정보를 분석해 임무를 분담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유인 전투기 한 대가 여러 대의 무인기를 지휘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가 현실화되면서, 플랫폼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연결하는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래 공중전투체계를 실제로 연결하는 핵심 통신 기술은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NACS의 네트워크를 크게 ① 저궤도 위성통신(LEO), ② 전술 데이터링크, ③ FANET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 우주와 공중을 연결하는 전장 백본
저궤도 위성통신(LEO)
미래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통신 영역이 지상에서 우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군 통신은 지상 통신망이나 전술 무선망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하지만 전장이 광범위해지고 지상 통신 인프라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주 기반 통신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기술이 바로 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입니다.
왜 LEO 위성인가?
정지궤도(GEO) 위성은 지구에서 약 36,000km 떨어진 높은 궤도에 위치합니다.
반면 LEO 위성은 일반적으로 수백~수천 km 수준의 낮은 궤도에서 운용됩니다.
따라서 지상 단말과 위성 사이의 거리가 짧아져 상대적으로 낮은 통신 지연시간과 높은 데이터 처리 능력을 확보하기 유리합니다.
특히 여러 개의 위성이 하나의 **위성군(Satellite Constellation)**을 구성하면 특정 위성이 통신을 담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다른 위성을 통해 통신 경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즉, 단일 위성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분산형 우주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이유
미래 공중전에서는 전투기와 무인기뿐만 아니라 지상 지휘소, 해상 플랫폼, 위성까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LEO 위성통신은 전술 현장의 직접적인 통신수단이라기보다는 전장을 연결하는 광역 네트워크 또는 백본(Backbone)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거리 작전이나 지상 통신 인프라가 제한된 지역에서는 이러한 우주 기반 통신망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국내외 LEO 위성통신 동향
해외
상용 저궤도 위성통신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SpaceX의 Starlink를 들 수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상용 위성통신망이 실제 분쟁 상황에서 통신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미국 역시 단순한 상용 위성통신 활용을 넘어 군사적 요구사항에 맞춘 Starshield와 같은 국방·정부용 위성통신 체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변화는 군 전용 위성만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용 우주자산과 군용 우주자산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국내에서도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 본체와 통신 탑재체, 지상국 및 단말 기술을 포함해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전반의 국산화 역량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민간 위성통신망과 국방 통신체계를 어떻게 연계하고, 군사적 보안성과 생존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한 기술적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전장의 정보를 공유하는 핵심 연결망
전술 데이터링크(Tactical Data Link)
LEO가 광역 네트워크의 역할을 한다면, 실제 전술 작전에서 플랫폼들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은 전술 데이터링크(Tactical Data Link)입니다.
전술 데이터링크는 단순한 음성 무전과는 다릅니다.
전투기, 함정, 지상부대, 지휘통제체계 등이 표준화된 디지털 전술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예를 들어 한 전투기가 적 항공기를 탐지했다면 해당 정보를 자신의 레이더 화면에만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플랫폼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플랫폼이 개별적으로 전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공통작전상황도(COP, Common Operational Picture)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전술 데이터링크가 중요한 이유
미래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레이더의 탐지거리만이 아닙니다.
누가 먼저 정보를 획득하고, 얼마나 빠르게 공유하며, 누가 가장 적절한 플랫폼을 선택해 대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투기 A → 적 탐지
전술 데이터링크를 통한 정보 공유
전투기 B 및 무인기 C·D로 정보 전달
AI가 임무 분담
적절한 플랫폼이 대응
과 같은 네트워크 중심의 작전이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전술 데이터링크는 단순한 통신수단이라기보다는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동향
대표적인 전술 데이터링크가 바로 Link 16입니다.
미국과 NATO 동맹국들은 Link 16을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 간 전술정보 공유 능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미래 공중전에서는 기존 데이터링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6세대 전투기와 무인 협업체계에서는
- 높은 데이터 처리량
- 낮은 지연시간
- 전자전 환경에서의 통신 생존성
- 낮은 피탐성(LPI/LPD)
- 다수의 무인체계 연결
- AI 기반 임무협업
등의 요구조건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차세대 전투체계와 유·무인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고속·저지연·고생존성 통신체계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국내 동향
우리나라도 기존 전술 데이터링크를 기반으로 한국형 전술정보 공유 능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향후 KF-21과 무인전투기, 다목적 무인기 등이 함께 운용되는 환경에서는 단순히 전투기와 지상체계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유인기와 무인기 사이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임무협업이 중요해집니다.
결국 미래 전술 데이터링크의 핵심은
"플랫폼을 연결하는 통신"에서 "전투체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로의 발전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무인기들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
FANET(Flying Ad-hoc Network)
NACS와 MUM-T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FANET입니다.
FANET은 Flying Ad-hoc Network의 약자로, 비행체들이 고정된 기지국이나 통신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 통신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개념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하늘을 나는 무인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통신망을 만드는 것"
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FANET의 가장 큰 특징은 '움직이는 네트워크'
일반적인 지상 네트워크에서는 통신 노드의 위치가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무인기는 계속 움직입니다.
고도도 달라지고 속도도 달라지며, 임무에 따라 서로 멀어지거나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FANET에서는 네트워크의 연결 상태가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무인기의
- 위치
- 속도
- 이동 방향
- 링크 품질
- 주변 노드 상태
등을 고려해 통신 경로를 실시간으로 변경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무인기 A와 B 사이의 통신이 끊어지면,
A → B
경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A → C → D → B
와 같이 새로운 통신 경로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FANET은 동적인 3차원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FANET과 군집드론의 관계
FANET의 발전은 군집드론(Swarming)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수십~수백 대의 무인기가 하나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모든 무인기가 반드시 지상 통제소와 직접 통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 무인기가 통신 중계 역할을 수행하고, 나머지 무인기는 주변 무인기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분산형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노드가 통신망에서 이탈하더라도 전체 네트워크가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군사체계에서는 단순한 Mesh 네트워크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자전 환경에서는 재밍, 스푸핑, 사이버 공격, 통신 감청 등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과 전자전 대응 능력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국내외 FANET 기술 동향
해외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군집 무인체계와 자율협업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AI를 이용해 각 무인기의 위치와 임무, 네트워크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통신 경로와 임무를 동시에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즉, 미래 FANET은 단순한 통신 네트워크를 넘어
통신 + 자율비행 + AI + 임무협업
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국내에서도 MANET/FANET과 관련한 이동체 통신, 라우팅, 보안 및 군집비행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방산업체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무인체계 간 통신과 자율협업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개별 무인기의 통신장비 성능뿐 아니라 여러 무인기가 하나의 전투체계처럼 작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통신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NACS를 구성하는 3개의 통신 계층
지금까지 살펴본 세 가지 기술을 하나의 구조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① LEO 위성통신
광역 전장 연결
우주 ↔ 지상 ↔ 공중을 연결하는 광역 통신망
② 전술 데이터링크
전술 플랫폼 연결
전투기 ↔ 전투기 ↔ 지휘통제체계 ↔ 무인기
③ FANET
무인체계 간 직접 연결
무인기 ↔ 무인기 ↔ 무인기
이렇게 보면 각각의 기술이 완전히 경쟁하는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영역을 담당하면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NACS 3대 통신 기술
구분LEO 위성통신전술 데이터링크FANET
| 핵심 역할 | 광역 네트워크 | 전술정보 공유 | 무인체계 간 네트워크 |
| 주요 연결 | 우주 ↔ 지상/공중 | 유인기 ↔ 무인기 ↔ 지휘체계 | 유인기(무인기) ↔ 무인기 |
| 네트워크 특성 | 위성 기반 광역망 | 표준화된 전술망 | 이동형 Ad-hoc망 |
| 주요 장점 | 광역·원거리 통신 | 실시간 전술정보 공유 | 인프라 의존성 감소 |
| 주요 과제 | 재밍·보안·위성 생존성 | 저지연·고속·전자전 대응 | 동적 라우팅·보안·확장성 |
| 미래 역할 | 전장 백본 | 전술 협업망 | 무인 군집망 |
결국 핵심은 '통신'에서 '전투 네트워크'로
NACS를 단순히 새로운 전투기를 만드는 사업으로 이해하면 미래 공중전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진짜 변화의 핵심은 플랫폼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전투기 → 센서 → 조종사 → 무장
이라는 개별 플랫폼 중심의 구조였다면,
미래에는
위성 → 전투기 → 무인기 → 지상체계 → 다른 전투기
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 위에서 AI가 센서 정보를 통합하고, 각 플랫폼의 위치와 능력을 고려해 임무를 분담하게 됩니다.
결국 미래 NACS의 경쟁력은 전투기 한 대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자전 환경에서도 네트워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마무리
미래 공중전투체계를 하나의 인체에 비유한다면,
LEO 위성통신은 광역 전장을 연결하는 '척추',
전술 데이터링크는 플랫폼 사이의 '신경망',
FANET은 무인체계 사이를 연결하는 '말초신경'
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네트워크 위에서 AI와 자율화 기술이 작동하면서 유·무인 복합체계(MUM-T)가 완성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NACS와 6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투기의 레이더나 엔진뿐만 아니라 LEO 위성통신, 전술 데이터링크, FANET, AI, 엣지 컴퓨팅, 개방형 시스템 접근전략(MOSA)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공중전의 핵심은 누가 더 좋은 전투기를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끊김 없이 전장을 연결하느냐에 있다."
앞으로는 이 네트워크 위에서 실제로 KF-21과 무인전투기, AAP, CCA 등이 어떻게 연결되고 MUM-T를 구성하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MOSA·SOSA·FACE·OMS/UCI·A-GRA와 같은 개방형 아키텍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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