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MOSA를 시행하는데도 왜 적용이 느릴까?
글을 읽기 전에
이 글은 공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와 필자의 기술적 해석인 [추정]을 구분해서 작성했습니다.
특히 K-MOSA가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단계까지 발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공식 자료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한국 관련 원인 분석의 상당 부분은 공개된 정책·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한 필자의 개인적인 추정입니다.
본 글은 국방부, 방위사업청 또는 특정 방산업체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1. 문제의 시작
최근 국내 방위산업에서도 K-MOSA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MOSA(Modular Open Systems Approach)는 단순히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자"는 기술 개념이 아닙니다.
무기체계의
설계 → 개발 → 통합 → 시험·인증 → 성능개량 → 유지보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접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은 이미 MOSA를 법률과 정책에 반영하고 다양한 표준과 정부 참조 아키텍처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실제 무기체계에 MOSA를 적용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느립니다.
반면 한국은 K-MOSA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인터페이스 표준이나 가이드라인은 아직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나라의 "느림"은 같은 이유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무엇을 표준화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고,
미국은 "이미 만들어진 표준을 실제 사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 K-MOSA는 현재 어디까지 왔나?
[근거]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K-MOSA는 아직 완성된 기술표준을 산업계에 배포하는 단계라기보다 정책 → 연구 → 표준화 → 실증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국방부는 2024년 4월 훈령 개정을 통해 무인체계의 계열화·모듈화, 즉 K-MOSA를 소요 단계부터 검토하도록 획득 절차에 반영했습니다.
개정 취지는 저비용·신속 전력화를 위해 플랫폼 계열화와 탑재장비의 모듈화·표준화를 추진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방위사업청은 2024년 5월 지·해·공 유무인복합체계(MUM-T) 공통 아키텍처 개념설계 연구를 마쳤으며, K-MOSA 실행전략 수립을 연구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9월에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이 「K-MOSA 표준체계 수립 연구」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무인체계의 모듈화·공통화·개방화를 위한 생애주기 관리와 표준화 기본체계를 정립하는 것입니다.
또한 금오공대 K-MOSA 연구센터에서도
- 모듈 인터페이스
- MUM-T 아키텍처
- AI 자율기능 모듈
- 시험·인증 방법론
- 정책 및 표준화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센터에서 제시하는 로드맵을 정부의 확정된 정책 일정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3. 그렇다면 왜 아직 'K-MOSA 가이드라인'이 보이지 않을까?
여기서부터는 [추정]입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K-MOSA의 추진 과정을 보면 몇 가지 기술적·제도적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4. [추정 ①] 무엇을 표준화할 것인가?
MOSA의 첫 번째 어려움은 의외로 "표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에는 이미 여러 종류의 개방형 표준과 정부 참조 아키텍처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FACE : 항공전자 소프트웨어의 이식성과 상호운용성을 위한 표준
SOSA : 센서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
AMS GRA : 미 공군의 정부 참조 아키텍처 계열
A-GRA : 자율성 영역을 위한 정부 참조 아키텍처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모두 같은 종류의 "표준"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FACE나 SOSA와 같은 산업 표준과 GRA 계열의 정부 참조 아키텍처는 성격과 역할이 다릅니다.
특히 AMS GRA와 OMS의 관계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K-MOSA를 구축하려면 단순히 미국 표준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역에 어떤 표준과 참조 아키텍처를 적용할 것인가
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5. [추정 ②] 대표 플랫폼이 필요하다
MOSA 인터페이스는 추상적인 문서만으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면서 검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필요합니다.
- 어떤 인터페이스를 개방할 것인가?
- HW와 SW의 경계는 어디인가?
- 데이터 모델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모듈을 교체하면 어떤 시험을 다시 해야 하는가?
- 기존 장비와 신규 장비가 어떻게 상호운용되는가?
- 업체가 달라도 동일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는 실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해야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K-MOSA가 플랫폼 계열화를 전제로 한다면 대표 플랫폼 선정과 실증이 표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공개된 학계 제안과 연구 방향을 바탕으로 한 필자의 추정입니다.
6. [추정 ③] 표준보다 어려운 것이 시험·인증이다
MOSA를 "인터페이스 표준"이라고만 생각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업체 A가 만든 모듈과 업체 B가 만든 모듈이 동일한 인터페이스 표준을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필요합니다.
정말 서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연결은 되지만 시스템 안전성과 사이버보안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를 확인하려면 적합성 시험과 인증체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MOSA는
표준 → 구현 → 시험 → 인증 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도 시험·인증 방법론이 연구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MOSA가 단순한 표준 문서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7. [추정 ④] 데이터 권리가 가장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MOSA에서 "개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개방형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커넥터와 통신 프로토콜만 공개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인터페이스 정보, 데이터 모델,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기술자료, 시험자료
등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가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축적한 핵심 기술자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어디까지 기술정보와 데이터 권리를 확보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문제는 미국에서도 MOSA 적용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방산업체와 정부가 현재 어떤 수준으로 협의하고 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국 부분은 [추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8. [추정 ⑤] 법·제도적 동력의 차이
미국은 MOSA를 법률과 획득제도에 연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Title 10 §4401 등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현재 훈령과 정책을 기반으로 K-MOSA를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법률과 정책의 위계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실제 적용 수준의 차이를 직접 설명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강제성과 책임체계의 차이가 장기적으로 표준화와 적용 속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역시 [추정]입니다.
9. 그런데 미국은 왜 느린가?
[근거] GAO 및 미국 정부 자료
미국의 경우 GAO-25-106931 등에서 MOSA 적용 과정의 여러 문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별 추진
미 국방부는 MOSA를 단일한 전사 프로그램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획득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추진·감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별 적용 수준과 방식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용과 편익
MOSA는 장기적인 수명주기 이점을 목표로 하지만 초기에는 설계, 표준화, 인터페이스 관리 등에 추가적인 비용과 일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GAO는 MOSA의 수명주기 비용과 편익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중간단계 획득
5년 이내 시제·전력화를 목표로 하는 중간단계 획득경로(MTA)에 MOSA 요구사항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도 정책적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문제
개방형 시스템 적용의 어려움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과거부터 개방형 아키텍처와 상호운용성 확보의 어려움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10. [추정] MOSA의 가장 큰 역설
개인적으로 MOSA를 이해할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MOSA의 비용은 현재 발생하지만 효과는 미래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사업에서 MOSA를 적용하려면
- 인터페이스 정의
- 데이터 권리 확보
- 표준 적용
- 시험·인증
- 보안 검증
- 아키텍처 관리
등의 추가적인 업무가 필요합니다.
반면 진짜 효과는 몇 년 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나타납니다.
기존 시스템 전체를 다시 개발하는 대신 특정 모듈만 교체할 수 있다면 MOSA의 가치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사업의 비용과 미래 사업의 이익
사이에 시간적 차이가 발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MOSA 적용을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구조적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1. [추정]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벽
신규 무기체계에 MOSA를 적용하는 것과 기존 무기체계를 MOSA 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기존 시스템에는
- 독점 인터페이스
- 기존 데이터 구조
- 기존 소프트웨어
- 기존 인증
- 기존 공급망
이 이미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를 개방형 구조로 변경하려면 기존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분석하고 분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변경된 부분에 대한 시험과 인증도 필요합니다.
결국
"새로운 시스템을 MOSA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MOSA로 바꾸는 것"
이 훨씬 어려울 수 있습니다.
12. 항공전자에서는 인증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추정 및 기술적 설명]
이 부분은 K-MOSA 전체가 아니라 항공 분야에 한정된 기술적 관점입니다.
항공전자 시스템에서 모듈 하나를 교체하면 단순히 하드웨어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 시스템 안전성, 시험 및 인증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DO-178C와 같은 항공 소프트웨어 인증체계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변경 영향 분석과 재검증 범위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항공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IMA, DO-297, ARINC 653, FACE
등과 같은 접근을 통해 기능과 자원을 분리하고 변경 영향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 관점에서 MOSA의 핵심은 단순히 "모듈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변경되는 부분과 변경되지 않는 부분을 아키텍처 단계에서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A-GRA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향
A-GRA(Autonomy Government Reference Architecture)는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A-GRA는 미 공군 Open Arsenal에서 공개하고 있는 자율성 영역의 정부 참조 아키텍처입니다.
핵심 방향 중 하나는 자율성 관련 임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의 결합을 줄이고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능을 교체·통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가 제대로 구현된다면 새로운 임무 소프트웨어가 등장했을 때 플랫폼 전체를 다시 개발하지 않고 특정 영역의 기능을 변경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A-GRA는 자율 협업 플랫폼이라는 특정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참조 아키텍처입니다.
따라서 이를 K-MOSA 전체 또는 모든 무인체계의 표준과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4. K-MOSA와 미국 MOSA를 비교하면
| K-MOSA | MOSA | |
| 제도 | 훈령 및 정책 기반 | 법률·정책·획득제도 연계 |
| 표준 | 표준체계 수립 과정 | 다양한 표준 및 GRA 존재 |
| 대표 플랫폼 | 선정·실증 과정 필요 | 프로그램별 적용 |
| 시험·인증 | 방법론 연구·정립 과정 | 프로그램별 검증 |
| 데이터 권리 | 공개자료 제한 | 프로그램별 관리 |
| 레거시 | 향후 중요한 과제 |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과제 |
| 핵심 질문 | 무엇을 표준화할 것인가? | 어떻게 실제 사업에 적용할 것인가? |
단, 이 표는 국가별 MOSA 성숙도를 평가한 비교표가 아닙니다.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나타나는 문제의 성격을 비교한 표입니다.
15. 결국 MOSA의 장벽은 기술만이 아니다
MOSA를 단순히 "개방형 인터페이스 기술"이라고 보면 문제의 절반만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MOSA가 작동하려면 다음 요소가 함께 필요합니다.
① 법·제도 : MOSA 적용을 요구하고 책임지는 제도
② 데이터 권리 : 정부가 필요한 인터페이스와 기술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
③ 기술표준 : HW·SW·데이터를 연결하는 공통 인터페이스
④ 적합성 검증 : 표준 준수를 확인하는 시험·인증체계
⑤ 산업 생태계 : 여러 업체가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
⑥ 보안·안전·인증 : 모듈 교체가 시스템 전체의 안전성과 보안을 불필요하게 훼손하지 않는 구조
16.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K-MOSA가 늦다"는 표현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공개된 자료를 보면 한국은 아직
정책 → 연구 → 표준화 → 실증 → 시험·인증
이라는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법률과 정책, 표준 등이 상당 부분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사업에서는
비용·일정 → 데이터 권리 → 인증 → 보안 → 레거시 → 산업 생태계
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따라서 두 나라의 상황을 단순히
"한국은 늦고 미국은 앞서 있다."
라고 비교하기보다는,
한국은 '무엇을 표준화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가까우며,
미국은 '이미 만들어진 개방형 구조를 어떻게 실제 사업에서 작동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에 가깝다.
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K-MOSA의 성패는 가이드라인 한 권의 발간 여부로 결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요구사항 → 시스템 아키텍처 → 인터페이스 → 데이터 권리 → 표준 → 시험·인증 → 계약 → 성능개량·유지보수
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결국 MOSA는 단순한 기술표준이 아니라 무기체계의 개발·계약·인증·성능개량·유지보수 방식을 함께 변화시키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획득체계의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제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K-MOSA와 미국 MOSA의 차이입니다.
참고 및 주의사항
본 글에서 미국 MOSA 관련 내용은 GAO 및 미 국방부 공개자료, 관련 미국 정부기관 자료와 Open Arsenal의 공개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한국 K-MOSA 관련 내용은 국방부 훈령 개정자료, 방위사업청 연구자료, K-MOSA 표준체계 수립 연구 관련 공개자료, 학술자료 및 연구기관 공개자료를 참고했습니다.
특히 K-MOSA 추진 지연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공식 자료가 제한적이므로 [추정]으로 표시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따라서 본 글의 해석을 국방부나 방위사업청 등 정부기관의 공식 입장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향후 K-MOSA 공식 가이드라인과 표준체계가 공개될 경우 본 글의 일부 추정은 실제 정책 방향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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